1. 부부 공동명의, 항상 유리할까?
많은 사람들은 부부간에 재산을 나누어서 소유하는 것이 절세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부분의 세법에서는 그 말이 맞다.
그러나, 상속세와 증여세에서 만큼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사례]를 통해 알아보기
(1) 가정
모든 상황이 동일한 집안1과 집안2
동일한 조건: 보유재산 60억. 전부 부동산, 가족 4인 (남편, 아내, 자녀2명),남편은 사업, 아내는 주부, 남편은 지금 사망, 아내는 남편 사망 10년 후.. 등 모두 동일한 집안
연평균 재산가치 증가율 4% 가정 (참고: 미래의 재산가치는 증가해도, 감소해도, 불변이어도.. 결론의 방향성은 비슷하게 나옴)
차이점: 집안1은 남편이 60억 모두 혼자 보유 vs 집안2는 남편 30억, 아내 30억씩 사이좋게 나눠서 보유
(2) 문제
부부가 모두 사망한 10년 후 시점에서 보았을 때, 집안1과 집안2의 상속세는 같을까?
(3) 결론
집안1: 남편이 60억을 다 가지고 있는 집안
남편이 죽을 때 상속세 9.8억10년 후 아내가 죽을 때 상속세 5.8억 / 집안1의 상속세 합계 15.6억
10년 후 자녀들에게 남는 재산 68.5억 (연4%로 10년 후 미래가치까지 반영한 결과)
집안2: 남편 30억 아내 30억씩 나눠서 가지고 있는 집안
남편이 죽을 때 상속세 3.2억10년 후 아내가 죽을 때 상속세 21.6억 / 집안2의 상속세 합계 24.8억
10년 후 자녀들에게 남는 재산 62.5억 (연4%로 10년 후 미래가치까지 반영한 결과)
부부가 사이좋게 반반씩 나눠가진 집안의 상속세가 더 많다. 바꾸어 말하면, 부부 중 한쪽이 재산을 다 가지고 있는 집안의 자녀가 더 많은 재산을 받는다.
남편과 아내가 동시에 죽는 상황만 아니라면, 두 번째 배우자의 사망 시점이 첫 번째 배우자 사망 1년 후든 10년 후든, 연평균 재산증가율을 몇 %로 가정하든, 재산의 미래가치가 늘든 줄든 그대로 이든 상관없이 집안2의 상속세가 더 많이 나온다. 집안2의 자녀 손에 남는 돈이 더 적다.
2. 이렇게 되는 이유
그동안 많은 사람들은 재산을 단독명의로 하는 것 보다 부부 공동명의로 하는 편이 절세효과가 크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속은 그렇지 않다. 같은 금액의 재산이라도, 먼저 죽는 쪽이 재산을 다 가지고 있는 집안1이, 부부가 나눠서 가지고 있는 집안2보다 유리하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배우자공제 때문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먼저 사망하는 1차 상속 떄에는 상속공제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배우자공제라는 것이 적용되지만, 남아있던 배우자가 사망하는 2차 상속에서는 생존 배우자가 없기 때문에 배우자공제가 없다.
즉, 집안1은 먼저 간 남편이 60억을 다 가지고 있었기에 배우자공제를 60억을 기준으로 받을 수 있어서 25.7억의 배우자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집안2는 남편이 30억만 가지고 있었으므로, 1차 상속에서 배우자공제를 12.9억 밖에 못받는다.
1차 상속이 끝난 후 배우자에게 남게되는 재산의 차이 때문이다. 1차 상속이 끝난 후 배우자의 재산은 집안2가 더 크다. 기존에 이미 30억씩 나눠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배우자의 재산은 미래에 배우자가 사망하는 2차 상속 때 한번 더 상속세가 과세된다. 그리고, 2차 상속에서는 배우자공제도 없다. 그래서, 집안2의 상속세가 훨씬 더 커진다.
1차 상속이 끝난 후 자녀들이 받은 재산의 차이 때문이다. 일단 자녀가 재산을 받고나면, 더 이상 상속세는 없다. 집안1의 경우는 1차 상속에서 자녀가 재산을 많이 받아 두었기 때문에, 2차 상속에서 상속세를 낼 재산이 집안2보다 줄어든다. 그래서 상속세도 훨씬 더 적어진다. (②와 ③은 결국은 같은 말)
3. 증여세는 어떨까?
이 같은 세금의 차이는 상속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증여세도 집안2가 집안1보다 더 많이 냈을 가능성이 크다.
위 사례의 경우, 남편만 돈을 벌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전체재산 60억을 남편 30억 아내 30억으로 나누는 과정에서 증여세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세법은 부부간에 10년 동안 6억 이상이 대가없이 재산이 왔다갔다하면, 증여세를 때리기 때문이다.
집안2의 경우는, 아내가 돈을 벌고 있지 않았는데도 30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 국세청은 분명 증여를 의심할 것이다. 집안2가 6억씩 40년 동안 다섯번에 걸쳐 증여한 것이 아니라면, 만약 한꺼번에 30억을 증여한 것이라면, 집안2의 증여세는 7.76억이다.
반면에 집안1은 부부간에 재산이 오간것이 없기 때문에 증여세는 없다. 물론, 가정이긴 하지만, 집안2에 증여세 위험이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4. 이혼우대 vs 혼인차별의 웃기는 세법
다른 칼럼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 우리 세법은 혼인 중인 부부는 재산을 형성할 때 돈 번 사람만 기여했다고 전제한다. 그래서, 주부인 아내 명의의 재산이 많으면, 증여세 risk에 노출된다.
반면에, 이혼을 할 때 재산분할로 재산이 왔다갔다 하면 증여세를 때리지 않는다. 둘이 공동으로 기여해서 재산을 형성했고, 이혼하면서 자기의 재산을 찾아가는 행위라고 보기 때문에 증여세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헌법으로 천명한 가족, 부부, 양성평등에 대한 국가의 보장의무 같은 것에 대해서, 우리 세법은 아직까지도 무시하고 있다. 이혼할 때에는 양성평등을 잘 지켜주지만, 가정을 잘 지키고 있는 부부에게는 가혹하다.
5. 맺음말
똑 같은 규모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집안임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사이좋게 나누어 가지고 있는 집안이 남편 혼자 재산을 다 가지고 있는 집안보다 상속세도 증여세도 훨씬 더 많이 낼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같게는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귀하는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하다 생각하시는지?남편 혼자 돈 번다고 자기 혼자 재산을 다 차지하고 있는 것 vs 아내와 사이좋게 나누어 가지고 있는 것
필자는 후자를 지지하고, 세법도 이에 맞게 바뀌길 희망한다.
CPA 신용승
aone@aone.co
